서론
Pseudomonas aeruginosa (PAO1) 처리에 따른 애기장대 RNA-Seq 분석 프로젝트에서, Root 조직의 DEG 2,840개를 확정하고 "방어는 켜지고 광합성은 꺼진다"는 결론(growth-defense tradeoff)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 결론이 정말 믿을 만한지 확인하려면 한 가지 질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결론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애초에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방향을 두 가지로 정해두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공간적 확장: Root에서 관찰된 반응이 식물체 전체(Shoot)로 퍼지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법론적 견고성, 이 결론이 특정 통계 도구(Cuffdiff) 때문에 나온 우연이 아닌지, 완전히 다른 도구로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지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방향의 검증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시리즈 전체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Root의 신호는 Shoot까지 퍼지는가
Task03에서 선별한 Root DEG 2,840개의 발현 패턴을 Root와 Shoot 16개 샘플 전체에서 함께 시각화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하게 갈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Root-Control과 Root-PA01은 히트맵에서 각각 뚜렷하게 구분되는 클러스터를 형성한 반면, Shoot-Control과 Shoot-PA01은 서로 명확히 분리되지 않고 섞여서 clustering됐습니다.
색상 패턴에서도 Root는 처리군 간 뚜렷한 대비를 보인 반면, Shoot은 전반적으로 옅은 색상에 머물러 처리에 따른 발현 변화의 폭이 Root보다 작았습니다.
이걸 정량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Root DEG에 대해 Root와 Shoot 각각의 log2FC를 계산하고 상관관계를 확인했습니다.
Pearson 상관계수는 r=0.45(p<2.2e-16)로 통계적으로 유의했지만, 상관 강도 자체는 중간 수준에 그쳤습니다.
Root에서 양의 방향으로 변화한 유전자는 Shoot에서도 대체로 양의 방향을, 음의 방향으로 변화한 유전자는 Shoot에서도 대체로 음의 방향을 보였지만, 개별 유전자 수준에서는 상당한 편차가 있었습니다.
이 결과를 조금 더 세밀하게 보기 위해, Root DEG 2,840개를 Shoot에서의 반응 여부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 Shared response (같은 방향으로 뚜렷하게 반응): 560개 (19.7%)
- Root-specific (Shoot에서 뚜렷한 변화 없음): 2,128개 (74.9%)
- Opposite direction (반대 방향으로 반응): 152개 (5.4%)
여기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Shared response 그룹과 Root-specific 그룹 각각에 Functional Enrichment Analysis를 해봤더니, Shared response 그룹은 병원체 인식 관련 반응보다 response to hypoxia 등 저산소 스트레스 반응이 주로 유의하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Root-specific 그룹에는 photosynthesis가 뚜렷하게 포함되어, 광합성 관련 조절은 Root에 한정된 반응일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결과로 결론지을 수 있는 것은 Root DEG 중 약 20%가 Shoot에서도 뚜렷하게 재현되며, 이 공유된 반응은 병원체 특이적 방어보다는 저산소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이 깊다는 부분입니다.
반면에 Root DEG의 대다수(광합성 조절 반응 포함)는 Root에 국한된 반응이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결론짓기 어려운 부분도 정직하게 남겨뒀습니다.
- 공유된 hypoxia 반응이 실제로 Root에서 Shoot으로 전달된 신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두 조직이 독립적으로 유사한 스트레스를 겪은 결과인지는 이 데이터만으로 구분되지 않았다.
- 병원체 특이적 방어 반응이 Shared 그룹에서 뚜렷하지 않다는 건, 관찰 시점에서 SAR(전신획득저항성) 같은 병원체 특이적 전신 신호 전달이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를 확인하려면 처리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시계열 분석이 필요하다.
- Shoot 자체의 독립적인 DEG(이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Shoot 고유 반응)는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같은 데이터, 다른 도구, 같은 결론일까
두 번째 검증은 방법론이었습니다.
동일한 Root 7개 샘플(Control 4, PA01 3)과 동일한 DEG 선정 기준(q-value < 0.05, |log2FC| ≥ 1)을 적용해서, Cuffdiff와 완전히 다른 통계 모델을 쓰는 TCC-edgeR로 다시 분석했습니다.
| 구분 | Cuffdiff | TCC-edgeR |
| 입력 데이터 | FPKM (Cuffnorm 정량화) | Raw Read count |
| 정규화 방법 | geometric | TMM |
| 통계 모델 | Cufflinks 자체 모델 | edgeR |
| 검출 DEG 수 | 2,840개 | 2,616개 |
두 방법의 공통 DEG는 2,161개였습니다.
이걸 합집합 대비로 계산하면 Jaccard index 0.656, 즉 약 66%가 공통으로 검출됐고, 각 방법 결과 총량 대비로 보면 Cuffdiff DEG의 76.1%, TCC-edgeR DEG의 82.6%가 서로 겹쳤습니다. (두 퍼센트는 계산 기준이 다를 뿐 같은 숫자에서 나온 것이니 헷갈리지 않기)
Cuffdiff에서만 검출된 유전자는 679개(전체 Cuffdiff DEG의 24%), TCC-edgeR에서만 검출된 유전자는 455개(전체 TCC DEG의 17%)였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공통으로 검출된 2,161개 유전자의 발현 방향(Up/Down)은 두 방법 모두에서 100% 일치했습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Cuffdiff와 TCC-edgeR은 발현량 정량화 방식, 정규화 방식, 통계 모델에서 서로 다른 접근을 취하기 때문에, fold change나 q-value가 cutoff 경계값 근처에 있는 유전자는 통계 모델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유의/비유의 판정이 뒤바뀔 수 있습니다. 각 방법에서만 검출된 유전자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두 방법이 공통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한 유전자에 대해서는, 핵심적인 생물학적 신호(발현 변화의 방향성)는 방법에 관계없이 견고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건 곧 DEG 목록이 절대적인 사실이 아니라 특정 통계적 가정과 알고리즘 위에서 도출된 추정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연구에서 사용한 분석 방법과 조건을 명확히 기록하지 않았다면, 다른 분석에서 동일한 데이터를 다른 방법으로 재현했을 때 최대 24%에 달하는 DEG 목록의 차이로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이번 시리즈 포스팅 초반(2편)에서 강조했던 재현성 원칙에서의 사용한 소프트웨어와 파라미터, 통계적 기준을 명확히 기록하고 보고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이 프로젝트 스스로 증명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다섯 개의 Task를 관통한 하나의 스토리
여기까지 오면서, 이 프로젝트의 다섯 개 Task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전제와 근거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재현 가능한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2~3편)에서 시작해, 실제로 파이프라인이 깨졌을 때 그 구조가 문제를 빠르게 좁히는 데 쓰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라고 해서 곧바로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었기에, QC와 이상치 판단(4편)을 거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렬 지표는 이상하지만 발현량은 정상이라는 헷갈리는 신호를 만났고, 하나의 지표가 아니라 네 가지 근거를 교차 검증한 뒤에야 Root-PA01-01을 제외하기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제된 데이터로 DEG를 뽑고 해석한 결과(5편), 방어는 켜지고 광합성은 꺼진다는 growth-defense tradeoff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 결론을 그대로 믿는 대신, 공간적으로 확장해서(이 글의 앞부분) 신호가 얼마나 퍼지는지, 방법론을 바꿔서(이 글의 뒷부분) 결론이 얼마나 견고한지 재검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보여준 것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결론이 어디까지 유효하고 어디서부터는 불확실한지를 함께 밝히는 것이 분석의 완성이라는 점이었습니다.
Root의 방어 반응은 뚜렷했지만 Shoot으로의 확산은 부분적이었고, DEG 목록은 방법에 따라 최대 24%까지 달라질 수 있지만 핵심 신호(발현 방향)는 견고했습니다.
이런 경계를 명확히 그어두는 것이, 다음에 이 데이터와 분석을 다시 확인할 누군가에게 가장 정직하고 쓸모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체 분석 코드와 실행 로그는 GitHub 저장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github.com/ourkofe/rna_analysis_report
'한국바이오협회 유전체 분석 과정 > RNA-seq 분석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RNA-Seq 프로젝트 올인원: PAO1과 애기장대,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0) | 2026.08.31 |
|---|---|
| [RNA-Seq 분석 프로젝트 로그 #5] RNA-Seq DEG는 어떻게 골라내고 해석하는가 (0) | 2026.08.30 |
| [RNA-Seq 분석 프로젝트 로그 #4] RNA-Seq 이상치 샘플, 포함할까 뺄까 : 판단 기준과 실제 사례 (0) | 2026.08.30 |
| [RNA-Seq 분석 프로젝트 로그 #3] RNA-Seq 파이프라인, 산출물 개수가 안 맞을 때 로그로 원인을 찾는 법 (0) | 2026.08.30 |
| [RNA-Seq 분석 프로젝트 로그 #2] 재현 가능한 파이프라인은 어떻게 만드는가 (0) | 2026.08.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