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앞서 배운 전사(Transcription)를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실제로 그 안에서 몇 단계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각 단계가 왜 발현 조절의 지점이 되는지를 다룹니다.
1. 전사는 한 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4단계 구조
전사는 크게 이렇게 나뉩니다.
개시(Initiation) → 일시정지(Promoter-proximal Pausing) → 신장(Elongation) → 종결(Termination)
기본편에서는 "개시 → 신장 → 종결"만 얘기했는데, 사실 개시 직후에 일시정지라는 별도 단계가 끼어 있다는 것이 최근 20~30년 사이 밝혀진 중요한 사실입니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2. 개시(Initiation): RNA Pol II 혼자서는 시작 X
RNA Polymerase II(Pol II)는 혼자서 DNA의 프로모터를 찾아가 전사를 시작하지 못합니다.
일반전사인자(General Transcription Factors, GTF)라고 불리는 여러 단백질(TFIIA, TFIIB, TFIID 등)이 먼저 프로모터에 결합해서 전사 전 개시 복합체(Pre-Initiation Complex, PIC)를 조립해야 Pol II가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 TFIID가 프로모터의 특정 서열(TATA box 등)을 인식하며 조립을 시작합니다.
- 이 GTF들이 모여야 Pol II가 DNA에 정확히 자리 잡고 전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Pol II의 꼬리 부분(C-terminal Domain, CTD)에 특정 위치가 인산화되는지 여부가 "지금이 개시 단계인지 신장 단계인지"를 구분하는 화학적 신호로 쓰입니다.
(세부 인산화 코드까지는 기본 이해에 필요 없지만, "Pol II 꼬리의 화학적 변형이 단계마다 다르다"라는 개념 알아두기)
3. 일시정지(Promoter-proximal Pausing): 숨어있던 조절 지점
Pol II는 전사를 시작한 직후, 약 30~60개 염기 정도만 합성하고 일시적으로 멈춥니다.
이 현상을 Promoter-proximal Pausing이라고 부릅니다.
- 이 멈춤은 DSIF와 NELF라는 두 단백질 복합체가 Pol II를 붙잡아서 일어납니다.
- 멈춰있던 Pol II는 P-TEFb(핵심 성분: CDK9라는 인산화 효소)가 와서 Pol II, DSIF, NELF를 인산화시켜야 풀려나서 본격적인 신장 단계로 넘어갑니다.
왜 이게 중요한가
예전에는 "유전자 발현 조절은 전사가 시작되느냐 마느냐(개시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많은 유전자에서 Pol II가 이미 프로모터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가, "재개(release)" 신호를 받았을 때만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방식으로 조절됩니다.
즉 조절 지점이 "시작하느냐"뿐 아니라 "이미 시작한 걸 풀어주느냐"에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유전자 발현 조절에서 전사인자/신호전달과 연결되는 핵심 배경입니다.
4. 신장(Elongation) — RNA가 실제로 합성되는 구간
재개 신호를 받은 Pol II는 이제 유전자를 따라 이동하며 RNA를 계속 합성합니다.
- 이 단계에서 눈여겨볼 것 하나: 스플라이싱은 전사가 다 끝난 뒤 일어나는 게 아니라, Pol II가 아직 유전자를 읽고 있는 도중에(신장 단계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동시전사 스플라이싱(Co-transcriptional Splicing)이라고 부릅니다. - 즉 "전사 → (끝나고) → 스플라이싱"이 아니라, "전사와 스플라이싱이 겹쳐서 진행"되는 그림에 더 가깝다.
5. 종결(Termination) — 어떻게 멈추는가 (Torpedo 모델)
Pol II가 유전자의 끝부분(polyA 신호 서열)을 지나가면 전사가 종결되는데, 이 메커니즘이 흥미롭습니다.
- Pol II가 polyA 신호를 지나가면, 그 지점에서 RNA가 절단됩니다.
- 절단되고 남은, Pol II에 여전히 붙어있는 RNA 조각의 끝을 Rat1-Rai1이라는 효소(사람에게서는 XRN2)가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 이 효소가 RNA를 분해하면서 Pol II를 "쫓아가서" 결국 따라잡으면, Pol II가 DNA에서 떨어져 나가며 전사가 끝납니다.
이 모델을 토피도(Torpedo, 어뢰) 모델이라고 부른다.
효소가 어뢰처럼 RNA를 따라가며 분해하다가 Pol II를 "명중"시켜 떨어뜨린다는 비유입니다.
여기서 나온 polyA 신호가 다음 주제 목록의 9번(mRNA 3' 말단 처리, APA)과 바로 연결됩니다.
정리 — 여기까지 이해했다면
- 전사가 개시-일시정지-신장-종결의 4단계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 왜 일반전사인자(GTF)가 필요한지, PIC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다
- Promoter-proximal Pausing이 무엇이고, 왜 이게 "숨어있던 조절 지점"으로 불리는지 설명할 수 있다
- 스플라이싱이 전사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Torpedo 모델이 전사 종결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Bio Data Analysis > RNA-Seq' 카테고리의 다른 글
| [RNA-seq 분석 개념] Central Dogma (0) | 2026.07.14 |
|---|---|
| [NGS 분석] RNA-seq 분석은 어떻게 진행되나 (0) | 2026.06.23 |
| [NGS 분석] RNA-seq이란 무엇인가 (0) | 2026.06.23 |
